No.417 : Oatmeal

Hoody

• 키 : 172cm
• 몸무게 : 73kg
• 허리 사이즈 : 31~32 size
• 구매 사이즈 : L

올해 3월 8일부터 3월 10일까지 여의도 현대 백화점에서 바스통 팝업이 열린 기념으로 No.982 키링을 주는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바스통의 팬인 저는 무슨 옷을 구매할지 정하지 못한 채 팝업 스토어에 들렀습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가장 머릿속에 아른거린 No.417 후드티를 구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단 부클 아트웍이 캐주얼하면서 자연스럽게 뽑힌 것 같아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바스통이 시간이 갈수록 다양한 장르의 옷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캐주얼한 무드의 의류를 어떻게 소화해낼지 항상 기대하고 있습니다. 후드티를 출시한다면 무지로 내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뜻밖에도 부클 아트웍과 함께 나와서 더 과감한 후디가 완성된 것 같습니다. 자칫 과하면 싼티가 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다행히 적당한 크기에 예쁜 폰트 덕분에 캐주얼한 멋은 살리면서 포인트도 생긴 느낌입니다. 바스통의 스펠링 중 남색의 대문자 'BA'가 겹쳐져서 전면부에 크게 박혀있고, 그 옆으로 자그맣게 나머지 'stong'이 금빛으로 필기체처럼 새겨져 있습니다. 금빛의 자수가 이 후드티를 더 고급스러워 보이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눈에 띄는 것은 소매의 사선 봉제였습니다. 포켓에 손을 더 쉽게 넣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좋은 핏을 유지하기 위함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확실한 건 이것도 나름의 포인트가 된다는 점입니다.

포켓은 입구가 위를 향하도록 해서 작은 물건들이 주머니 밖으로 잘 빠지지 않게 방지한 것 같습니다. 포켓 안에 지갑이나 블루투스 이어폰을 넣고 다녀봤는데 포켓의 양쪽 밑이 거의 90도에 가깝게 각져 있어서 잘 안 빠지더라고요. 제가 구매했던 타사의 후드티들은 곡선 형태로 이루어져서 가볍게 뛰다 보면 포켓 안의 물건들이 튀어나간 경험이 꽤 있어서 불편했는데, 이 점이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후디에서 가장 중요한 후드는 핏도 예쁘게 잘 잡히는 편이고 무엇보다 가볍습니다. 핏이 정말 예쁘게 딱 잡히는 후드는 대체로 머리에 썼을 때 편안하게 감싸는 느낌이 아니라 붕 떠서 얹혀진다는 느낌이 들어 안정감이 부족한데, 바스통은 신기하게도 후드 핏도 예쁘면서 머리를 편안하게 감싸주어 좋았습니다. 바람 때문에 후드가 벗겨질까 걱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밑단 각도 예술입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밑단 시보리가 어정쩡하게 잡혀 있어도 각은 바닥과 평행하게 깔끔히 접혀지는 모습입니다. 밑단 시보리를 올려서 깔끔하면서 비율이 좋아 보이게 만들 수도 있고, 약간 밑으로 내려서 오버핏 느낌을 소화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원단의 밀도도 딱 적당합니다. 밀도가 너무 낮으면 핏이 어정쩡해지고 또 너무 높으면 무거운 동시에 제약이 생겨서 불편할 수도 있는데 이 후드티는 다릅니다. 밀도가 적당해서 무게감도 가볍고 핏도 망가지지 않습니다. 가장 편하게 입을 수 있어야 하는 후드티이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밀도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스통에서 이렇게 편안한 옷이, 그리고 매년 캐주얼한 분위기가 한 단계 다른 디테일로 업그레이드 돼서 나오는 것이 몹시 기쁩니다. 조금씩 변화하는 것이 그리 눈에 띄지도 않고 크지 않아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바스통을 잘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 과정 속에는 큰 용기와 무거운 고민들이 수반됨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바스통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그런 고민들을 사랑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끊임없는 노력은 사람들로 하여금 응원하게 만드는 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