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운전 경험이 많지 않아 혼자서는 즐기지 않지만
가끔씩 지인들과 떠나는 드라이브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특히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출발하는 드라이브가 참 묘미인 것 같습니다.
특별한 것을 염두에 두고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누군가와 함께 하는 시간이 좋고,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며 나누는 대화가 좋고,
불쑥 찾아오는 아름다운 풍경이 좋기 때문에 이를 즐깁니다.

평소에 즐겨 찾는 카페에 들려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음료를 포장하고 뻥 뚫린 도로를 달려보세요.
가끔은 교통체증으로 인해 도로에 갇힐 때가 생기기도 하지만 괜찮습니다.
차 안에서 듣는 음악과 소소한 대화가 그날의 메인이 될 수도 있거든요.

어느새 한적한 외각에 도착했을 땐 자동차를 바람막이 삼아 캠핑용 의자에 기대어 맘껏 여유를 즐겨보세요.
선선하게 나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은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나만의 특별한 공간이 펼쳐집니다.
내 취향이 듬뿍 담긴 플레이리스트와 시원한 향의 디퓨저까지.
이 공간에서는 누군가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존재할 수 있죠.

음악과 함께 하는 드라이브는 특히 더 좋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악을 틀고 따라 부르기도 하죠.
박자가 맞지 않아도, 고음이 올라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괴성을 지르며 노래를 따라 불러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죠.
쌓여 있던 스트레스마저 차 안의 공기청정기로 빨려 들어갈 겁니다.

나만의 작은 무대 위에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겐 소소한 행복입니다.

드라이브를 하면서 동승자와 대화를 나눠 본 기억은 누구나 있을 겁니다.
이때 수시로 바뀌는 풍경과 조용히 흐르는 음악은 대화를 더 풍성하게 해주기 마련이죠.
둘만 있는 밀폐된 공간이라 그런지, 저는 대화에 더 집중하게 되고
가끔은 예상치도 못한 속 깊은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면 정적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적을 어색해하지 마세요.
정적이 불편하지 않은 관계는 소모적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관계이며
내가 쉬고 있다고 느끼는 아주 긍정적인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서로가 더 자연스러운 관계가 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을 겁니다.
대화가 불편하지 않았고 솔직할 수 있었다면 더 깊은 사이로 발전할 발판의 역할을 했음에 충분합니다.
여기서 하나의 팁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세요.
내 이야기를 3번 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1번 귀 기울여 듣는 게 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각자의 삶에는 나름의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지인과의 대화, 작지만 나만의 공간, 내 취향의 음악,
계절감이 묻어나는 풍경 등 큰 목적 없는 드라이브가
누군가에겐 설렘으로 다가올 수 있죠.

가벼운 마음으로 오늘 밤 혹은 이번 주말에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드라이브를 떠나봄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