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서 문뜩 저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긴시간을 고민하다가 어느날 자주입던 데님이 색이 슬슬 빠지는 기미가 보였습니다.

아 그래 데님이다. 이번 연말 나에게 줄 선물은 데님으로 결정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핑계로 저의 데님 탐색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데님은 가장 남자다운 옷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튼튼한 내구성, 원단마다 다른 오묘한 빛깔, 같은 데님을 입어도 시간이 얼마 지나면 다 다른 그 모양,색, 그리고 같이 늙어간다는 그 느낌.

이런점 때문에 데님을 좋아하고 하다보니 제 바지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게 데님입니다.

근데 이때까지 미국데님도 입어보고 일본데님도 입어 봤지만, 한국데님은 아직 발전중이라는 생각에 항상 뒷 순위로 밀렸습니다.

하지만 미국을 입어도 일본을 입어도 뭔가 모를 그 아쉬움이 채워지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한국데님을 입어보자고 결정했습니다.

사실 저만의 한국데님에 대한 인식? 고정관념?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진 않았지만 바스통이라면 뭔가 다르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702 구매를 결정했습니다.

받자마자 저는 만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데님을 펼치자 보이는 허리안쪽에 마감되있는 갈색 원단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데님을 입다보면 이염을 신경쓰지 않을수 없는데 안감이 데님이 아니라 다른 원단으로 마감 되있어서 이염에 대한 걱정이 줄어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굉장히 만족스러운 퀄리티로 자리잡고 있던 황동단추 또한 마음에 들었습니다.

뒷주머니위에 있는 가죽 패치는 데님의 경년변화와는 또 다른 경년변화로 저에게 소소한 재미를 더해줄 거 같습니다.

마감봉재 퀄리티는 바스통이니 말할 필요도 없고, 데님원단 또한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마감, 퀄리티가 좋아도 불편하다면 옷에 선뜻 손이 가지 않습니다. 

근데 이러한 걱정은 입어보고나니 사라졌습니다.

얼마나 오랜시간동안 고심하며 패턴을 짰는지 느껴질정도로 핏도 좋으면서 데님이 매우 편했습니다. 

의자에 앉게 되면 데님이 아무리 편해도 불편함이 느껴졌는데 이녀석은 의자에 앉아도 불편함이 안 느껴질정도로 매우 편했습니다.

단점이라면 너무 손이 자주가서 제 예상보다 이녀석이 빨리 늙어갈 거 같아서 걱정이 된다는 거 정도 입니다.

한국데님을 항상 후순위로 두던 저에게 이번에 접한 702는 저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고 느껴질정도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녀석의 늙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저에게 굉장히 큰 재미일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