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길을 오가며, 혹은 약속 시간이 조금 남아있을 때
버릇처럼 디자이너의 일기를 읽곤 합니다.
라디오 DJ같은 담백한 끝 맺음 인사가 매력적인 포스팅이지만,
정말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는 구절이 있습니다.
"바스통은 유행이 될 것 같으면 출시를 미루며, 제임스가 아닌 모든 남자들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한다."
멋있게 보여 판매를 해야할 뿐더러, 유행을 잘 따라야 하는 와중에 이런 말을 하다니 제 정신인가?
라는 생각이 들려던 찰나, 마치 제가 바스통의 곁에 오래도록 남아있는 이유를 대변해주는 것 같아 정말 좋았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편하지만 멋스러운 디자인으로 말이죠.
머릿말이 길었던 이유는 오늘 제가 리뷰할 101_MID가 서두와 아주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여지껏 다양한 리뷰를 써오면서
컬러와 디테일에 대하여 늘어놓는 건 너무 진부한 것 같아
코디와 장점에 대해서만 간단히 언급하려 합니다 :)
- 제목과 같이 다양한 스타일링
101_MID는 참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합니다.
우선 수트를 입어야 하는 출근길에 우아한 클래식 아우터의 용도입니다.
희한하게 이너를 가볍게 입어도, 정장을 입어도 편안한데
암홀의 높이와 팔 통을 정말 잘 계산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후한 컬러의 수트를 입었을 땐 칼라를 살짝 올려 입는 것도 좋고,
너무 멋 부린 것 같은 느낌이 싫으시다면 칼라를 내려 단정히 입어도 멋집니다.
라펠이 잘 놓이도록 재단을 했다는 점이 사실인가보네요 :)
또, 캐주얼한 착장과 잘 어울립니다.
남자의 복식사에 뗄레야 뗄 수 없는 데님과의 매칭도 아주 훌륭하며
굳이 셔츠와 타이를 조합하는 형태가 아니더라도
바스크 셔츠나 가벼운 니트 맨투맨과도 잘 어울립니다.
이는 불필요한 디테일을 제거한 것과
키가 크건 작건간에 남자라면 어울릴만한 기장을 잘 정하여 만들어주신 까닭이겠지요.
- 입으면서 느껴지는 장점
우선 참 가볍습니다.
옷쟁이라면 무거운 옷과 가벼운 옷을 각각 장시간 착용 했을 때
몸에 느껴지는 피로감에 대하여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 있어 101_MID는 참 탁월합니다.
또, 단추를 다 채웠을 때 우아하게 놓이는 라펠과 더불어
깔끔한 V존이 참 매력적입니다.
수트로 생각하면 싱글 버튼과 더블의 중간 정도로 볼 수 있겠는데,
정말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V존은 셔츠와 타이를 매었을 때 빛을 발합니다.
그리고 따뜻합니다.
개버딘 원단으로 만들어진 이 맥 코트는
가벼우면서 보온성도 훌륭합니다.
추운 바람이 불면 단추를 채우면 그만이고 해가 나면 풀어서 봄 신사가 될 수 있죠.
클럽 트윌 컬러의 녹색 안감도 한 몫 하는 것 같구요.
- 리액션
여태껏 바스통의 모든 카테고리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참 많은 아이템을 경험했지만, 이 만한 건 못 봤네요.
정말 생각없이 입기만 했는데 오늘 멋 좀 부렸네, 참 멋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단순한 회사원들이 아닌 옷을 평생의 업으로 삼고 있는 동료들에게 들은 칭찬은 기쁘기 그지없네요 :)
유행에 민감하지 않으며 오랜 시간이 지나도 늘 한결같은 옷을
'클래식 복' 이라고 개인적인 정의를 내렸습니다.
출퇴근 용으로, 집 앞에 커피를 마시러, 주말 저녁 근사한 식당에도 좋습니다.
외출 전 마땅한 아우터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이번 간절기 아우터로 101_MID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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